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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인디 밴드들의 곡 제목을 훔쳐서 소설의 소제목으로 삼는다. 어차피 그들은

돈이 없어서, 귀찮아서 소송이니 문제제기니 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만약 소설을 출판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알 리가 없고, 안다고 하더라도

몇 권 팔리지도 않은 소설을 두고 시비를 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만약 그 소설이 엄청나게 팔린다면, 내가 훔쳐 쓴 제목의 노래를 부른

인디 밴드들을 모두 모아서 술이나 한 잔 하고 싶다. 그리고 밴드당 1000만원씩

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 턱이 없지.

 

 그래서 이렇게 쓰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