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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STUFF] 핸드폰을 잃어버린 날 내가 10대였을 때 핸드폰이 없었다. 당시에도 핸드폰은 대중화되었던 시기였지만 친구가 별로 없었던 나는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거나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 습관은 20대가 되어서야 고쳐졌는데 군대에 있을 때 부모님께 자주 연락을 드리면서부터다. 나는 군대에서 ‘관심사병’이었고 매일 부모님께, 정확히는 어머니에게 연락을 드리는 것이 임무였다.  매일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핸드폰이 필요했지만 손에 닿는대로 공짜폰을 쓰고는 했다. 30대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내가 시민단체에서 간사를 하던 시절이었다. 간사의 월급은 알량한 것이었지만 원하는 핸드폰을 살 정도의 돈은 있었다. 문제는 내가 핸드폰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다.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던 나이 든 박사님의 중고 핸드폰을 대신 받아서..
[나의 STUFF] 아버지는 왜 TV를 부쉈을까 친구 아버지 이야기다. 친구가 평소처럼 자기 방안 침대에 누워 있었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아버지가 술이 불콰해져서 들어오셨다. 친구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퍽하는 큰소리가 나서 거실로 나가봤더니 TV 패널이 박살나 있었다. 친구 아버지는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리모콘을 TV 패널에 세게 던졌던 것이다.  그 후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TV를 바꾸고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왜 친구 아버지는 TV를 부쉈을까. 우리도 부모님 집에서 10년 넘게 삼성 파브 LED TV를 쓰다가 수명이 다해 새로운 TV로 바꾸었다. 어쩌면 친구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가 리모콘을 던졌다고 써도 이 이야기..
[나의 STUFF] 핸드폰을 잃어버린 날 내가 10대였을 때 핸드폰이 없었다. 당시에도 핸드폰은 대중화되었던 시기였지만 친구가 별로 없었던 나는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거나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 습관은 20대가 되어서야 고쳐졌는데 군대에 있을 때 부모님께 자주 연락을 드리면서부터다. 나는 군대에서 ‘관심사병’이었고 매일 부모님께, 정확히는 어머니에게 연락을 드리는 것이 임무였다.  매일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핸드폰이 필요했지만 손에 닿는대로 공짜폰을 쓰고는 했다. 30대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내가 시민단체에서 간사를 하던 시절이었다. 간사의 월급은 알량한 것이었지만 원하는 핸드폰을 살 정도의 돈은 있었다. 문제는 내가 핸드폰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다.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던 나이 든 박사님의 중고 핸드폰을 대신 받아서..
[나의 STUFF] 트위터로 사람을 만나지 맙시다 2012년 겨울, 두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부산으로 여행을 갔다. (사실은 잠수를 탔다.) 짧은 여행길이지만 지루할 것 같아서 애플 리셀러샵에 들러서 아이패드 3세대를 샀다.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쓴 태블릿 피시이며 애플 제품이었다. 어째서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아이패드를 산 걸까.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그 당시 나는 그래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 바닷가를 걸으며 아이패드로 심규선 with 에피톤 프로젝트의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줄 건가요?’를 들었다. 당시 찍었던 사진들은 여전히 내 오래된 아이패드에 저장돼 있다. 지금은 갤럭시 탭으로 바꾸었지만 아이패드는 여전히 동작한다. 물론 수시로 꺼지긴 한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트위터 머신, 페이스북 머신, 인스타..
[나의 STUFF] 아빠 차 빌렸어, 데리러 갈게 운전면허를 늦게 딴 편이다. 보통 사람들이 운전면허를 따는 시기는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의 남는 시기인 경우가 많다. 나는 그때 따지 않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땄다. 굳이 자동차를 몰고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차를 살 돈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아버지 차를 빌려서 몰고 다닐 수도 있지만 차를 타고 갈 어딘가가 나에게는 없었다. BMW. 버스, 지하철, 걷기가 내게 걸맞은 교통수단이라고 느꼈다. 운전면허를 늦게라도 따게 된 것에는 부모님의 강권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1~2년 정도를 허송세월 했는데 그동안 집에 있는 것을 부모님이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의정부에 있는 자동차 학원에 등록했다. 필기시험은 한 번에 붙었지만 실기 시험은 한번 떨어졌다. 운전을 하는..
[나의 STUFF] 밥 먹고 사는 것에 관해서 부모님 집에서 나와 좁은 오피스텔에 살게 된지도 6개월이 훌쩍 넘어간다. 이전의 생활패턴에서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세탁과 식사다.  이제는 빨래를 하지 않으면 입을 옷이 없어진다. 쌀이 떨어지면 밥을 해 먹지 못한다. 햇반을 돌려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갓 지은 쌀밥의 맛만큼 사람의 입맛을 매료시키는 것도 없다. 독립하기 전에 압력밥솥을 사기 위해서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하이마트에도 가보고 작은 가전제품 판매장에도 들렀다. 대부분의 압력밥솥이 5~6인용이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혼자서 밥을 해먹을 때는 2~3인용 밥솥을 사서 적게 자주 해 먹는 것이 낫다고 했다. 오래되어 딱딱하고 눅눅해진 밥을 먹게 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적당한 2~3인용 밥솥을..
[나의 STUFF] 남자가 갖춰야 할 것 갤럭시 워치 사용자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애플 워치의 광고를 보고 있으면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최근에 나오는 광고는 언제 어디서나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심전도 측정은 물론 환자에게는 중요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소구 할 수 있는 특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갤럭시 워치도 심전도 되나고? 업데이트를 통해 되도록 바뀌었다. 혈압도 측정이 된다. 혈압 측정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혈압 측정계를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수치를 보정해줘야 하지만 말이다.  갤럭시 워치가 나에게 가장 많이 알려주는 사항은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문자 수신과 “일어날 때가 되었습니다”란 메시지다. 솔직히 말해 갤럭시 워치는 카피캣이다. 애플 워치가 심전도를 도입하면 갤럭시 워치도 따라가는 식..
[서울씬기행] 래퍼가 들어가지 못하는 클럽 서울씬이란? 서울은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다. 강북과 강남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사람들은 거미줄처럼 이어진 지하철을 통해 서울 구석구석을 오간다.  어떤 학자는 경기도와 의정부 인근을 합쳐 ‘대서울’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 주변의 위성 도시들이 서울 생활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점을 감안한 제안이다. 서울은 한국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 때로는 한국 그 자체를 상징하기도 한다. 서울씬이란 ‘서울’이란 지명과 장소, 순간을 의미하는 ‘씬scene’을 합쳐서 만들어낸 조어이다.  서울에서 무너지고 사라지고, 또 생겨나는 공연장, 펍, 카페, 전시장, 영화관 등을 이 서울씬이라는 의미 구조 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헨즈클럽 이 클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3가지 장면이 필요하다.  우선 2002년 5월생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