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손목은 긋지 마세요 여자를 많이 만난 건 아니지만 손목을 긋는 여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시도때도 없이 커터칼로 손목을 그었고 상처가 아물 새가 없이 새로운 상처가 났다. 나는 그녀가 더이상 자해를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냥 헤어지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그녀는 좀 뚱뚱했고 화를 자주 냈다. 화를 내고 뚱뚱하다고 해서 다 자해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자해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그녀의 삶의 일부분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그녀는 내게 전화를 걸어 커터칼을 드륵드륵하는 소리를 들려줬다. 그리고 잠시 침묵. 매번 만날 때마다 손목을 확인해보는데 칼자국이 늘어나 있곤 했다. 지금에 와서는 그녀를 사귀었던 것이 큰 실수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때는 아무런 자각이 없었다. 이 관계가 파탄에 빠지게 된 것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