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디비였다. 관객은 150명 정도. 밴드는 다섯팀.
타바코쥬스. 문샤이너스. 허클베리핀. 크라잉 넛. 갤럭시 익스프레스.
그 날도 역시 서울은 더웠다. 홍대로 가는 길에 지하철은 에어컨이 빵빵했고 도착한 디지비디에도 에어컨은 빵빵하게 나왔지만, 사람들이 끝없이 들어와서 결국 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숨이 막혔다.
미치도록 즐거워서.
오프닝 밴드였던 타바코 쥬스가 연주할 때 이미 디지비디는 관객들로 꽉 차 있었다. 문샤이너스를 거쳐 허클베리핀까지 왔을 때는 다들 조심스럽지만 흥겨운 분위기로 클럽을 채웠다. 조금씩 열기가 피어올랐고 거대 선풍기와 에어컨만으로는 그 열기를 진정시킬 방법이 없었다.
우린 모두 젊었고 여름밤은 더웠다. 아직 우리 가슴 속에는 식지 않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소음 속의 열기. 불타는 소음. 크라잉 넛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자 클럽은 말 그대로 미쳐버렸다. 우리는 말을 달리고 밤이 깊어질 때까지 슬램을 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수줍음을 타던 관객들은 다 어디갔단 말인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다 못해 땀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 오랜만에 슬램을 한 몸은 쓰러질 것 같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무대에 섰다. 사람들은 11시가 넘자 차가 끊길 것을 겁내어 한명씩 빠져나갔다. 하지만 나는 집에 갈 수 없었다. 어떻게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무대를 끝까지 보지 않고, 오늘 이 밤 집으로 갈 수 있단 말인가. 그 날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끝을 보지 못하고 먼저 간 사람들은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관객과 밴드 모두 땀으로 샤워를 한 것처럼 물기에 젖었을 때,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마지막 곡이 연주되었다. 드러머는 5분 넘게 솔로 연주를 했고 기타와 베이스는 무대에서 내려와 담배를 피며 박수를 쳤다. 드러머의 미친 듯한 솔로가 끝났을 때 이주현씨가 마치 장총을 겨냥하듯이 베이스로 무대를 가리키며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먼저 올라가 있었던 박종현씨가 담배를 피워 물었다. 관객을 가르며 무대로 다시 올라간 이주현씨에게 박종현씨가 자신이 피던 담배를 입에 물려주었다. 이주현씨는 연주를 계속하며 담배를 피우다 옆으로 뱉었다. 클럽에 있던 모두가 그들의 동작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진정 그들은 록스타였다.
관객석에서는 크라잉넛의 한경록씨가 관객들과 슬램을 하고 있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마지막 연주를, 관객들의 불타는 슬램을 당신은 봤어야만 했다.
나는 여름날 밤 빌어먹게 더웠던 디지비디에서 봤다.
듣고야 말았다. 소음이 불타는 광경을.
관련 링크 http://zakka.egloos.com/3815125
타바코쥬스. 문샤이너스. 허클베리핀. 크라잉 넛. 갤럭시 익스프레스.
그 날도 역시 서울은 더웠다. 홍대로 가는 길에 지하철은 에어컨이 빵빵했고 도착한 디지비디에도 에어컨은 빵빵하게 나왔지만, 사람들이 끝없이 들어와서 결국 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숨이 막혔다.
미치도록 즐거워서.
오프닝 밴드였던 타바코 쥬스가 연주할 때 이미 디지비디는 관객들로 꽉 차 있었다. 문샤이너스를 거쳐 허클베리핀까지 왔을 때는 다들 조심스럽지만 흥겨운 분위기로 클럽을 채웠다. 조금씩 열기가 피어올랐고 거대 선풍기와 에어컨만으로는 그 열기를 진정시킬 방법이 없었다.
우린 모두 젊었고 여름밤은 더웠다. 아직 우리 가슴 속에는 식지 않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소음 속의 열기. 불타는 소음. 크라잉 넛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자 클럽은 말 그대로 미쳐버렸다. 우리는 말을 달리고 밤이 깊어질 때까지 슬램을 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수줍음을 타던 관객들은 다 어디갔단 말인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다 못해 땀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 오랜만에 슬램을 한 몸은 쓰러질 것 같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무대에 섰다. 사람들은 11시가 넘자 차가 끊길 것을 겁내어 한명씩 빠져나갔다. 하지만 나는 집에 갈 수 없었다. 어떻게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무대를 끝까지 보지 않고, 오늘 이 밤 집으로 갈 수 있단 말인가. 그 날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끝을 보지 못하고 먼저 간 사람들은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관객과 밴드 모두 땀으로 샤워를 한 것처럼 물기에 젖었을 때,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마지막 곡이 연주되었다. 드러머는 5분 넘게 솔로 연주를 했고 기타와 베이스는 무대에서 내려와 담배를 피며 박수를 쳤다. 드러머의 미친 듯한 솔로가 끝났을 때 이주현씨가 마치 장총을 겨냥하듯이 베이스로 무대를 가리키며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먼저 올라가 있었던 박종현씨가 담배를 피워 물었다. 관객을 가르며 무대로 다시 올라간 이주현씨에게 박종현씨가 자신이 피던 담배를 입에 물려주었다. 이주현씨는 연주를 계속하며 담배를 피우다 옆으로 뱉었다. 클럽에 있던 모두가 그들의 동작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진정 그들은 록스타였다.
관객석에서는 크라잉넛의 한경록씨가 관객들과 슬램을 하고 있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마지막 연주를, 관객들의 불타는 슬램을 당신은 봤어야만 했다.
나는 여름날 밤 빌어먹게 더웠던 디지비디에서 봤다.
듣고야 말았다. 소음이 불타는 광경을.
관련 링크 http://zakka.egloos.com/38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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