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읽은 음악

7/11 킹스턴 루디스카 meet 와이낫!

 매우 독특한 공연이었다. 지금까지 홍대에서 여러 번 공연을 봤지만 오늘만큼 특이하게 시작한 공연은 없었다. 오프닝을 연 밴드는 [데블스]라는 매우 낯선 밴드였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1970년대에 활동했던 [소울 그룹 사운드]였다. 밴드 구성원이 대부분 쉰을 넘은 나이였는데, 무려 춤을 추는 코러스로 젊은 여성분이 두명이나 있었다. 혹시 홍대에서 코러스가 있는 공연을 본 적이 있는가. 내 경우에는 [세렝게티]가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공연할 때 한 여성 코러스를 쓴 것을 티비로 본 것 말고는 없다. 그런데 데블스는 음악도 말 그대로 올드 스쿨 - 70년대 풍인데다가 무려 춤을 추는 코러스 - 코러스 그룹 이름은 또래 사이 - 까지 갖추고 있어서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데블스]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http://www.hani.co.kr/section-021100000/2003/11/p021100000200311260486021.html

 

 이미 해산한 이들이 어떻게 다시 뭉치게 된 것일까. 다음의 링크를 보면 [문샤이너즈]의 차승우씨가 출연한 영화 [고고70]은 실제 존재했던 [데블스]를 모티프로 하여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http://hanimovie.cine21.com/Articles/article_view.php?mm=009007000&article_id=17323

 

 이들은 영화 홍보를 위해 프로젝트성 밴드를 만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에 무대에 올라온 밴드는 프로젝트성 밴드가 아니라 과거 데블스의 주축 멤버들이 다시 모인 것으로 추측된다. (나이를 보면 안다.)  

 

 http://thebling.egloos.com/3592730

 

 이 링크를 따라가 보면 사진 속에서 (잘 찾아보면) 킹스턴 루디스카 멤버인 최철욱씨가 트럼본을 불고 

있는 모습도 볼 수가 있다. 물론 그 옆에서는 차승우씨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고.

 

 이번에 공연에 나온 데블스가 이미 제작이 완료된 [고고 70]의 홍보 때문에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영화에 관련된 얘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 데블스가 재결성되어 다시 무대에 서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영화사의 티저 마케팅 같은 걸까. 하지만 애초에 [데블스]란 그룹 사운드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어떻게 광고 효과가 있을까. 앞으로 이 [그룹 사운드]의 행보를 지켜 볼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그냥 자신들을 모티프로 삼은 영화가 개봉되는 시점이니 기념으로 한번 모인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차승우씨가 나오는 영화는 기대된다. (조승우는 별로 기대 안된다. 신민아는 좀 많이 기대된다.)

 

 http://blog.naver.com/metaphor21?Redirect=Log&logNo=110027348679

 

 이 링크를 따라가면 최철욱씨가 잘 나온 사진을 볼 수 있다. 프로젝트 밴드가 영화 크랭크 인 전에 DGBD에서 한 당시 공연 사진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많이 있다.


 

 

 

 이건 2007년 12월 DGBD에서 열린 문샤이너즈 앨범 발매 공연 때의 사진이다. 정가운데에 있는 남자는조승우씨고 그 옆에 있는 여자는 신민아씨로 추정된다. (신민아씨가 주의깊게 보고 있는 것은 DGBD에서 입장하면 나눠주는 1 FREE DRINK 쿠폰인 것 같다.) 아마도 문샤이너즈의 공연을 보고 70년대 당시 음악의 느낌을 얻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 때 갔어야 했는데, 아깝다. 왜 안 갔었지? (돈이 없어서.)

 

 

 오늘 공연은 매우 즐거웠다. 와이낫은 예전에 상상마당에서 인디 레이블 마켓 행사를 할 때 처음 봤는데 그때도 무척 유쾌한 밴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은 원색의 셔츠를 맞춰 입고 나왔다. 보컬 분이 멘트도 매끄럽게 해서 관객들이 잘 놀도록 유도하는 솜씨가 돋보였다. 관객들도 열심히 뛰고 소리 치고 박수를 치면서 신나게 놀았다. 

 

 와이낫은 킹스턴 루디스카의 혼섹션과 함께 밥 말리의 노래를 연주하면서 바톤을 넘겼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역시나 흥겨운 밴드이고,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번에 찍은 뮤직 비디오를 연주 전에 틀어줬는데 보컬 분은 자신이 남진처럼 나왔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예전에 스카 파티 때 오랜만에 보고 이번에 다시 봤는데 이만큼 리듬을 타기가 좋은, 여름밤을 보내기 좋은 음악도 없다. 그들의 연주곡은 마치 자메이카의 해변에서 파도 소리를 듣는 느낌을 준다. (자메이카에 해변이 있는가?)

 

 오프닝 밴드였던 [데블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영화 [고고 70]의 홍보만 한 느낌이다. 하지만 오늘 공연은 무척 재미있었고 관객들의 호응도도 매우 높았다. 나도 열심히 스캥킹을 하고 몸을 흔들면서 음악을 즐겼다. 오히려 [데블스] 때는 뽕짝 같기도 하고 진정으로 올드해서 - 문샤이너즈의 올드함과는 다른 - 머리가 띵해서 웃음만 나왔다. 앞으로도 홍대에서 [데블스]의 공연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아리따운 [또래 사이]의 코러스와 귀여운 안무 - 여러분들도 꼭 한번은 봐야만 할 그런 안무였다. - 도 또 보고 싶다.

 

 여러모로 즐거운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