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 - NO FUTURE FOR YOU (THR-011) [ 대한민국 따위는 신경꺼라! 여기에 너를 위한 미래는 없다! ] -----
* 서적,티셔츠 콤보버젼은 전국 신나라레코드, 핫트랙스, 향레코드, 알라딘, 예스24등과 같은 유명온/오프매장에서 절찬리에 판매중!
----- 수록곡 (밴드명 / 곡명) -----
1. PATIENTS (페이션츠) - 재의 아이들 (88만원 세대)
2. CRYING NUT (크라잉 넛) - My Way
3. GOGO STAR (고고 스타) - Black Joe
4. THINGS WE SAY (씽즈 위 세이) - Vicious Circle (악순환)
5. RUX (럭스) - Everybodys Wicked
6. KICK SCOTCH (킥 스카치) - No Future For You
7. SHORTY CAT (쇼티 캣) -EMI
8. SUCKSTUFF (썩스터프)- 건배
9. THE GEEKS (더 긱스) - 이어지는 의지
10. TELEPATHY (텔레파시) - Anarchy In The UK.
11. BURNING HEPBURN (버닝 햅번) - 살아가네
12. COUCH (카우치) - Innocent Intention
13. 누렁이 - Underrun
14. International Band (인터내셔널 밴드) - 우리 이과장
부조리의 사회상을 여과없이 투영시켰던 펑크락 지존 섹스 피스톨즈
그들에게 물려받은 올바른 저항정신으로 무장한 국내 인디 뮤직씬을 대표하는 밴드들의 솔직한 젊음의 외침! 그리고 지금의 모든 20대와 88만원 세대들을 위한 거침없는 경고의 메시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아래 행해지는 모든 폭력에 대해 반대하며 펑크락의 순수한 본질로 가득한 자작곡, 커버곡으로 이뤄진 섹스 피스톨즈 스피릿 헌정 앨범!
* 왜 다시 섹스피스톨즈인가
왜 다시 섹스 피스톨즈인가? 그것도 3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말이다. 펑크락을 자세히는 몰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 희대의 영국 펑크밴드의 트리뷰트 앨범을 준비하며 우리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상황이 처음 펑크가 폭발하던 77년 영국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끼는 건 그 내막을 알고 있다면 전혀 무리가 아닐 듯 싶다. 2001년 국내에도 출간되었던 섹스 피스톨즈의 리더인 자니 로튼의 자서전은 그러한 섹스 피스톨즈로 대변되는 펑크락과 사회의 부조리와의 상관관계를 잘 나타내었다고 평가받는 서적으로 지금까지 평가받고 있다. 바로 그 개정판이 7년의 세월이 흐른 올해 2008년에 발간 예정인데 그와 더불어 <대한민국 따위는 신경 꺼라, 여기에 너를 위한 미래는 없다.>란 제명으로 타운홀 레코드, 드럭사운드, 스컹크, 도프 엔터테인먼트, 루비 살롱레이블 소속의 총 14개 밴드가 참가하여 자신들의 노래와 목소리를 들려준다. 과거에 그 서적은 대한민국에서의 펑크락에 대한 인식을 올바르게 하고자 했다는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올해 발매되는 앨범은 다분히 그 주체라 할 수 있는 (기타코드를 몰라도 밴드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펑크락의 미학인 걸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밴드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변화일 것이다.
* 88만원 세대? 누가 붙힌 꼬리표인가?
그 배경을 살펴보자면 실업자 대량 양성소이자 비정규직 대기소로 전락한 한국의 현 상황이 77년 런던보다 나을것도 없거니와 왜 우리는 그 당시 이런 젊은이들의 울분을 앞장서서 토해내던 섹스 피스톨즈와 같은 존재를 가질 수 없느냐는 질문에서 나오게 되었다.
불과 7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펑크 밴드들이 생겨 낫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과연 밴드들이 많아졌는가? 반문을 한다면?)
77년 당시 영국의 불안한 경제상황보다 한국의 상황은 더 나쁘다. 한국의 20대를 대변하는 단어로 자리잡은 ‘88만원 세대’는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4%를 곱해 나온 수치로 만들어진 단어로 젊은 세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상황을 드러내주고 있다. 한국의 상황은 섹스 피스톨즈가 ‘No future for you’라고 노래했을 때보다 더 암담한 상황이다. 77년 펑크를 알고 있는 펑크 밴드들이라면 현재의 한국상황을 어떻게 노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77년 펑크 당시에 영국의 체제를 상징하는 ‘영국여왕’의 머리에 수소폭탄이나 떨어져라고 외쳤던 것처럼 한국에서는 한국의 현재 체제를 상징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부정해 버리는 것이다. 77년 펑크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었듯이 이 음반으로 대한민국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77년 펑크가 ‘영국 여왕’으로 대변되는 체제에 대해 모든 젊은이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듯이 이 컴필레이션 음반은 한국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모든 폭력에 대해서 반대하는 젊은이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 NO FUTURE FOR YOU..
특히나 이번 앨범은 국내에서 메이저레이블의 상업적인 입김이 거세된 인디 레이블의 아티스트로의 참여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일단 레이블을 살펴보자면 국내굴지의 펑크 레이블인 스컹크 레이블, 개러지락과 언더그라운드의 문화를 절대적으로 고수하고 있는 루비살롱 레코드, 그리고 메틀/펑크 같은 Core한 록음악을 다루고 있는 명실상부 한국최고의 록 레이블인 도프 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의 펑크록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같이 하고 있는 드럭사운드, 그리고 실질적으로 앨범을 준비하는 하드코어전문 레이블인 타운홀 레코드까지 조금 과장한다면 이땅에서 인디문화를 이끄는 레이블은 모두 뭉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저항의 음악이라는 록음악. 그 중에서도 그 문화를 향유하는 젊은 세대들에 의해 당시의 사회상이 가장 잘 투영된다는 펑크록을 통해서 한국에서도 그 중간상황을 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한 현실적으로도 얼마나 잘 들어맞는가? 우리 스스로가 88만원 세대란 이름을 원하지 않았듯이 이제는 그런 부정적인 이름표를 우리 스스로 떼어 내려 한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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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메일이 왔다. 그래 오늘 왔다. 오늘 온 메일을 열어봤더니 이 지랄.
초도물량을 1000장 찍어서 티셔츠니, 자니 로튼 자서전이니 하는 것과 같이 끼워팔기를 했는데, 대부분 다 나갔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펑크 앨범 1000장 팔기가 어디 쉬운가.
학교에서 지난 학기에 에세이 쓰기를 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푸념이 20대는 88만원 세대라는 자조였다. 그리고 그러한 규정에 대한 분노였다. 왜 우리를 실업자 예비생으로 모는가. 혹시 그들은 우리의 청춘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사실 나는 청춘을 낭비하고 있고, 청춘이란 본래 낭비되기 마련이다. 삶이란 낭비 그 자체다.
시드 비셔스가 죽은지도 30년이 넘었다. 자니 로튼 이 개새끼는 돈 벌겠다고 섹스 피스톨즈를 재결성해서 서머 소닉 같은 거대 페스티벌을 돌고 있다. 다행히도 관객 반응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한다.
만 오천원이면 적절한 가격인 것 같다. 돈 있을 때 공연이나 가야겠다. 앨범은 나중에 인터넷에 올라오겠지 뭐.
나오는 밴드들 중 럭스는 개판치기로 유명한 밴드이고 누렁이는 개러지락을 하는 밴드이고 고고 스타는 자신들이 말하기로는 슈퍼 루키라고 하고, 썩 스터프는 보컬이 영 싸가지 없고, 버닝 햅번은 괜찮은 실력을 갖춘 멋있는 밴드다. 킥 스카치는 ebs 헬로 루키에 선정되었었고, 텔레파시는 멤버 중 한 명이 일본인이고 페이션츠는 동영상으로 나오고 있고 긱스와 띵즈위세이는 잘 모르겠다.
21세기에 펑크 락을 한다는 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오늘 일본의 멜로 펑크 밴드 [니코틴]의 공연을 보고 왔다. 상당히 생경한 음악이었는데도 관객들을 미치도록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말했다.
"즐겁습니까. 여러분 즐기세요."
펑크란 음악은 결국 즐기자는 마인드로 성립하는 장르다. 방구석에서 씨디나 듣거나 좌석에 앉아서 들어서는 그 진가를 결코 알 수 없다. 여름일수록 땀을 흘리고 멍이 들고 주먹을 휘두르고 사람들과 부딪히고 넘어지고 춤을 추면서 미치도록 들어야 그게 펑크다. 그게 싫으면 그냥 팔짱 끼고 친구들이 연주하는 걸 지켜봐도 좋다. 글쎄. 모르겠다. 즐기는 건 결국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뭐가 낫고 뭐가 나쁘고 하는 게 더 웃긴 거지.
아무튼 오랜만에 괜찮은 음반이 하나 나온 것 같다.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하면 어디든 다 나온다. 티셔츠도 끼워 팔고 자니 로튼 자서전도 끼워 판다. 자니 로튼 자서전 읽어봤는데 영 엉망이다. 읽어볼 필요도 없다. 자니 로튼은 사기꾼이다. 섹스 피스톨즈의 리더는 시드 비셔스였고, 그는 약에 취해 30년 전에 죽었다. 섹스 피스톨즈는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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