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천사], [이제부터 우리는], [도시로올시다]의 니시모리 히로유키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깡패다. 그것도 이상한 깡패, 깡패 같지 않은 깡패, 타인을 도와주기를 좋아하는 깡패다. 시작은 마치 [엔젤 전설] 같다. 자신을 착하다고 생각하는 후나바시는 항상 싸움에 휘말린다. 그의 험악한 인상에 동네 불량배들이 모조리 몰려와서 덤비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나바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싸움의 길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들어간 곳이 다도부. 사람들은 여전히 후나바시에게 도전하고, 후나바시는 싸움꾼의 악령으로부터 도망치려 시도하지만... [차를 마시자!]가 엔젤 전설과 다른 점은, 후나바시가 정말로 나쁜 놈이라는 점이다. 그의 별명은 악마인데, 자신만 자각하고 있지 못할뿐, 행동에서 사고 방식까지 모두 악마에 가깝다.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를 알고 있음에도 거리낌 없이 행동한다. 사람을 때리고 오토바이에 불을 지른다. 그리고 후회한다. 나는 '로하스'한 인간인데, 어째서 이렇게 내가 원하지 않는 길에 빠지게 되었을까.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후나바시가 매우 이타적인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도부의 부장으로부터 배운 교훈을 실천하기 위해, 약한 이를 조롱하는 불량 학생을 응징한다. 후나바시는 자신을 위해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만 폭력을 사용한다. 하지만 어쨌든 그가 폭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그는 여전히 악마로서의 전설을 더해나갈 뿐이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작가가 정말로 '깡패'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다. 깡패는 무식하다. 앞 뒤를 가리지 않는다. 자존심만 강하다. 굽히지 않는다. 주먹을 휘두른다. 불을 지른다. 마치 [야인시대]에서 협객들이 주먹으로만 싸우고 약한자를 보호하는 것처럼, 수많은 조폭 영화에서 그들의 목적이 결국은 사회의 불의에 항거하는 것이었던 것처럼, 후나바시도 오로지 남을 위해서 깡패가 된다.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타인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제하는 힘이다. 세상에 힘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작품에서 후나바시를 다도부에서 쫓아내려고 노력하는 여자애는 그의 힘을 목격하고 한탄한다.
"나는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난 참 보잘 것 없어."
우리는 불의를 목격한다. 남자든 여자든. 여자는 남자에 비해 힘이 없다. 드라마에서는 쫑알쫑알대는 여자들이 깡패들한테 잘도 달려든다. 하지만 내 경험상으로는 여자들은 나처럼 힘없고 비실비실한 남자들한테만 쌀쌀맞게 깝쳐댈 뿐, 건장하고 힘 센 남자가 다가오면 겁이 나서 쪼그라드는 편이다. 여자들은 같은 체격의 남자에 비해 근력이 20% 정도 약하다. 게다가 20대의 여자의 경우에는 50대의 여자보다도 힘이 약할 정도로, 체력이 없고 자신의 힘을 거의 이용하지 못한다. 때문에 여자는 성폭행을 당할시 거의 저항을 할 수가 없다. 이건 논지에서 비껴나는 얘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강간당한 여자들에게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묻지만, 그건 여자들의 힘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대부분의 경우 여자들은 남자가 두 손목을 잡을 경우 결코 빠져나오지 못한다. 어쨌든 이러한 현실에서 후나바시의 폭력은 진정 통쾌하고 상쾌하다. (어라, 쓰고 나니 뭔가 이상한데, 아무튼 나는 강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고, 강간을 당하는 여자를 비웃고 있는 것도 아님. 오해 없길 바람,)
경찰이 왕따를 해결할 수는 없다. 선생도 부모도 해결 못한다. 그런데 후나바시는 한다. 주먹으로. 그건 힘이 세서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마음가짐부터가 다른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 이런 빌어먹을 일은 꼭 바로잡고 넘어가야 한다는 오지랖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후나바시는 한다. 무지막지한 힘으로, 마치 악마와도 같은 무자비함으로, 추진력으로. 세상은 언제나 영웅을 필요로 한다. 작가에게 영웅이란 깡패인 것 같다. 청소년 깡패. 혈기와 무지와 순수로 무지한 그 녀석들은 아름답다. 아름다워.
개인적으로야 멀리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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